-그래서 저는 본격적으로 이야기해보기 전에 이 말씀을 사연자분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저희가 보통 병원에서 면담을 원하시는 분이 오셨을 때 처음 만난 날이나 아니면 좀 진단이 헷갈리는 경우도 대부분 몇 번 면담 안에 그 분의 성격에 대해서 예상 진단이 잡히거든요. 뭐 우울증, 조울증, 조현병 같은 질환인 경우야 처음부터 생각되는 진단을 말해주고 치료를 시작하는데, 성격 문제 같은 경우에는 초반에 얘기를 하진 않아요. 왜냐하면 본인이 살아온 방식에 대해 금방 결론을 내려버리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버리면 당연히 상대방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고 반감이 생기거든요. 아무리 전문가라고 해도 처음 만난 사람에게 그동안 넌 이러이러하게 잘못 살아왔던 거야 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쁘지 않겠어요?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깊은 치료적 관계가 생긴 후에도 매우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내요. 근데 오늘 사연자 분도 방송 들으시면 약간 기분 상하실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원래 분석을 당하면 불편한 느낌이 드는 게 당연한 거니까 좀 이해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사연 들으면서 책잡힐 거 같아서 어울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기지 못하면 기분이 나쁘다는 말이 제일 먼저 들어오더라구요. 일단 뒷담화 듣는거나 친구한테 지는 거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게 싫어서 잘 못 지내고 어울리지 않으셨다는 거잖아요. 자기에 대한 평가에 예민하고 엄격해서 누가 내 흉을 보거나 내가 누군가한테 지기라도 하면 나는 못나고 무가치해진다 하는 그런 느낌을 쉽게 받는 편이신 거 같아요. 여러가지 이유들 때문에 인간 관계를 자꾸 포기한다고 하셨는데, 이 주위 사람들하고 관계 맺는 자체를 꺼리기보단 속으로는 많이 원하시는 분인 거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드물게 남들이랑 어울리는 거 자체에 관심이 없는 그런 분들도 있습니다. 만약 이 분이 그랬다면은 내 성격에 문제가 있나 걱정 하시지도 않았을 거고, 굳이 이렇게 사연을 써서 보내시지도 않았을 겁니다. 어떤 본인만의 어떤 성향, 이유가 있어서 유독 또래나 어린 사람하고의 관계에서 자꾸 불편함을 느끼고 포기라는 형태로 실패를 겪으시는 걸로 생각이 됩니다.
-오늘 사연 보내 준 것과 비슷한 분들을 면담하다 보면은 제가 이런 얘기를 드리거든요. 제가 보기엔 대인관계 욕구가 있는 거 같은데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대부분 아니다 난 그냥 나를 이해해주는 소수와만 잘 지내면 된다 이렇게들 대답을 하시는데 더 길게 면담하다보면 아 결국 나도 대인관계 욕구가 있었구나 이런 걸 깨닫게 되거든요 이분 사연 듣다보니까 저는 대인 관계 욕구는 있는데 잘 안 돼서 정말 힘드셨겠구나 그러다보니 이렇게 사연까지 보내셨구나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 그래도 그 나이 많은 분들과는 항상 관계가 좋았다고 하시는 걸 보니 본인이 말씀하지 않는 스스로의 장점도 많고 기본적인 대인 관계 능력은 괜찮으신 것 같애요. 근데 전 오늘 사연이 저희가 분석하기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게, 이분의 패턴이 너무 잘 드러나거든요. 항상 어느 환경에 가든지 또래들과 잘 못 어울리고, 자연스럽게 윗사람들과 어울리게 되었다고 스스로 말한 점이 제일 눈에 들어오는데, 정신과 의사들은 이렇게 그 사람이 살면서 반복되고 있는 패턴에 집중해서 분석하게 돼요. 스스로 인식 못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분 같은 경우 자기 삶에 대한 고민이 많았구나 이런 생각이 드네요.
-반면에 짧은 사연으로 자세히 알 순 없지만 정말 누군가가 나한테 피해를 주거나 부당하게 나를 업신여겨서 어쩔 수 없이 그 관계를 끊으신 경우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근데 그렇다고 해도 지금까지 살면서 만난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 이상한 사람이었을 거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데요. 그런데도 친밀한 관계가 좀 잘 안 생기고 포기하는 일이 반복됐다는 건 본인이 그럴까봐 미리 끊어내는 상황이 많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이 되네요.
-이게 일종의 어떤 자기애적 성격 성향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애라는 개념이 예전에는 문학이나 심리학에서 많이 사용됐는데 요즈음에는 일반적으로도 많이 쓰이는 개념이죠. 물론 맥락에 따라서 다양한 의미가 있기도 합니다. 일단 심리학에서도 여러 관점이 있는데,
-먼저 프로이트 관점에서 자기애에 대해 설명을 드리면, 어머니가 어렸을 적에는 뭐든지 잘 해주고 그러잖아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은 좌절을 하게 되는 순간이 분명히 와요. 그건 어쩔 수가 없는데, 그런 과정에서 결국에는 이제 버림받고 거절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수치심, 열등감으로 나타나게 되는 거죠. 이런 실패감이나 낮은 자존감을 방어하고 본인을 지키려고 결국 자기애라는 게 발생하게 되는 거고 이게 병적인 정신 구조로 고착화되게 되면 자기애적 성격이 되는 겁니다. 이렇게 병적인 자기애로 보는 관점이 있고,
-코엇이라는 분석가가 누구나 자기애가 발달해나가는 과정은 커가면서 경험을 하고 이건 불쾌한 거나 어떤 병적인 게 아니다라고 보는 관점을 이야기 했었는데요. 이 아이가 자라면서 엄마한테 나 이렇게 대단해 그치? 라고 자랑을 하면 거기에 대해서 부모님이 호응하고 긍정을 해주고 그래서 전지전능한 나 그리고 그런 부모 엄마에 대한 이미지를 갖게 됩니다. 이렇게 자기 가치감이 충분히 자란 후에 현실에 나가서 누구나 겪게 되는 좌절, 친구에게 지거나 같은 것들을 부딪히면서 중립적이고 현실적인 그러니까 건강한 자기애로 발달해나간다는 관점입니다. 근데 이 과정에서 부모의 공감이 부족하면 아이가 자존감을 유지하고 형성하기가 어려워지는데, 그 결과로 오히려 더 필사적으로 대단한 나 라는 걸 만들고 지키는 데 몰입하려고 하는 게 성장한 후에도 지속되게 됩니다. 그 결과로 나타난 성격들은 좀 다양할 수가 있는데, 제일 알아보기 쉬운 유형이 어디에 가서나 대단한 나로 봐주길 기대하고 남들한테 그렇게 행동하는 경우가 있을 거구요, 아니면 이렇게 대단한 나로서 동일시 할 어떤 이상적인 대상을 찾아서 헤매게 되기도 합니다. 또는 관심이나 호응을 얻기 위한 행동에 몰두하게 되기도 합니다. 또 그런 자기의 과대한 이미지가 손상을 받을 지, 그러니까 거절당한거다 폄하되지 않았는지 의심하고 집착하다보니까 어떤 가까운 관계를 만들지를 못하고 심한 경우에는 히키코모리처럼 사회적으로 단절된 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프로이트나 코엇 이론에 따르면 보통 부모의 양육 결핍이나 좌절때문에 자기애가 발생한다 이렇게 좀 봤는데,
-윌런이라는 분은 부모가 좀 비이성적으로 과대하게 평가하고 칭찬하는 거죠 너무 칭찬했을 때 이런 자기애가 생긴다 라고 했어요. 그래서 이런 과대감이 현실적인 좌절에 부딪혔을 때 그런 패배감과 열등감에 대한 방어로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자기애를 설명하기도 하셨습니다.
-한 번 정리를 해보자면,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에는 건강하지 않은 비정상적인 자기애란 모든 욕구가 충족되던 어린 시절의 완벽한 자기모습이 적절하게 좌절되지 못하는 과정에서 그 방어로 생겨난 심한 과대감. 여기에 집착하는 것으로부터 나온다 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이런 비정상적인 자기애가 겉으로 뿜어져나오는 상태가 우리가 잘 아는 이른바 나르시스트죠. 자기를 주위에 허황되게 자랑을 하고 사람들의 관심과 찬사를 유도하는 자기중심적인 성격을 말하는데요, 뭐 여러 매체에 나오는 왕자병 캐릭터라던지 sns 허세남 이런 것들을 떠올리시면 좀 비슷하다 라고 생각이 되실 겁니다. 근데 마음 속 깊은 곳에선 자기가 대상으로부터 버림받고 거절당할 거라는 두려움이 깔려있기 때문에, 주위에 끊임 없이 확인받기를 원하는 제스쳐를 보이는 거죠.
-아들러 이론으로 아주 잘 설명할 수 있다고 봐요. 아들러가 굉장히 강조한 게 타인과의 비교 과정에서 생겨나는 열등감을 그걸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방식이 그 사람의 성격 발달을 정한다 라고 얘기를 했거든요. 아들러가 강조하는 개념이 열등감인데, 이 사연에서 눈에 딱 띄는 게 저는 초등학교를 1년 일찍 들어갔다는 내용이거든요. 어린 시절 1년 차이는 엄청 크잖아요. 그래서 남들에 비해서 나만 발달이 늦은 상태고 열등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거에요 분명히. 그리고 이게 그 친구들과 계속 같이 같은 학년 올라가고 학교를 다니니까 단기간에 극복할 수 없는 거였을 거고 열등함이 지속될 수밖에 없었겠죠. 게다가 왕따를 당했다는 얘기도 있고, 그럴 경우 사람이 극복을 위해서 용기를 내냐 아니면 내가 계속 지니까 지느니 아예 저 사람들을 다 피하자 이런 식으로 인생 방식을 결정할 수도 있는데 이분같은 경우 좀 후자의 인생 방식을 결정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열등감을 느낄 수 있는 대상인 또래는 피하고 사연자분 말대로 지더라도 괜찮은 대상인 윗사람과만 어울린 거죠. 근데 이렇게 독고다이로 보통 살게 되면 내가 부족하고 모자라니까 아 이렇게 왕따를 받는 거구나 이렇게 생각을 받는 분들도 있는데 사연자분 같은 경우는 아 나는 쟤네와 다른 좀 더 특별하고 뛰어난 사람이야 그래서 쟤네가 나를 이해 못 하고 우리가 이렇게 못 어울리는 거야 이런 식의 생각을 하게 된 게 아닌가 전 그렇게 좀 느꼈어요.
-자기애적 성격이 그렇게 sns 허세남처럼 겉으로 확 드러나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요. 이렇게 확 드러나는 걸 외현적 자기애라고 하고, 그렇지 않고 이제 안 쪽에 자리잡고 있는 경우에 내현적 자기애라고 합니다. 좀 생소하실 수도 있는데 내현적 자기애를 지닌 사람은 관계에서 나를 받아들여주고 좋아해주는 상대를 늘 원하면서도 남들이 자기를 안 좋게 보지 않는지 내 험담을 하지 않는지 살피고 그런 증거를 찾는 데 몰두합니다. 그래서 과민성 자기애라고 하기도 하죠.
-이렇게 소심해보이는 모습 뒤에 사실 나는 밉보이거나 거절당해서 상처받아도 안 되고 실패를 겪어도 안 되는 사람이다라고 하는 어떤 자기에 대한 환상이 마음 깊은 곳에 있기 때문인데요. 나처럼 우월하거나 특별한 사람이 부당한 대접을 받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쉽게 합니다. 사연자분도 자존감에 손상을 입거나 위협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일이 오면 피해버리는 걸 반복하신 게 아닌가 싶구요.
-두 가지 타입의 자기애적 성격이 있다고 보면 될 거 같애요. 근데 이게 겉으로 보기에는 많이 달라 보이는데, 내면에는 아 이렇게 대단한 나 라는 인식이 있는 게 핵심이니까, 결국 같은 인격 범주에 들어가게 되는 거구요. 근데 이 두가지 자기애적 성격의 타임이 칼같이 구분되는 게 아니고, 대부분 양쪽 특성이 섞여있는 경우가 많아요. 일단 한 쪽으로 좀 고르자면 일단 이분은 제가 보기에도 사연상으론 내현적 자기애적 성격 특성이 많이 보이는 거 같기는 해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한테 과도한 인정과 존경을 요구하는 모습은 없지만 자기를 인정하지 않거나 또 무시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좀 피하는 모습들이 드러나거든요. 대화가 통하지 않는 분대원이나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사촌동생이나 이런 분들을 포기한다라고 표현한 대목이 좀 그렇구요. 일반적으로 자기애적 성격이 사람들의 중심에 서서 떠받들여지기를 바란다 라고 하는데, 실제로 자기애적 성격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는 이런 과대한 자기감이 손상되는 거를 피하기 위해서 사회적 관계를 아예 피하거나 아니면 과도한 겸손과 같은 형태로 좀 나타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제가 이전에 맡았던 환자분은 좀 유명한 디자인 스쿨 출신이었는데, 이분은 자기가 가진 능력에 비해서 지나치게 자신을 낮추는 경향이 있었어요. 근데 면담을 통해서 탐색을 해보니까, 자기가 정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낮추면 다른 사람들이 그걸 부정하고 칭찬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과도한 겸손의 표현을 하는 분이었는데요, 이런 욕구가 좀 충족되지 않으니까 우울증이 발생한 그런 케이스였습니다.
-사연에는 언급이 없긴 한데 이분도 혹시는 의식적으로도 스스로가 남들보다 특별하거나 우월하다고 생각을 하시고 주위에서 와 하고 떠받들고 칭찬해주는 걸 당연하게 여기고 또 그렇게 행동하시는 패턴이 있었다고 하면, 그런 외현적 자기애적 성향도 있다고 볼 수가 있는데, 근데 사실 그런 성향이 강한 분들은요 글만 쓰셔도 되게 티가 확 나게 됩니다.
-자기애적 성향으로 설명을 좀 하고 있는데요, 사실 이 분은 대인관계를 굉장히 원하면서도 그런 부정적인 평가나 비판, 거절당할까봐 좀 인간관계 자체를 회피하는 경향이 보이고, 또 본인이 다른 사람들을 좀 인정하기 어려워서 인간 관계를 못한다고 하시지만 사실은 본인이 인정을 못 받을까봐 걱정하시는 거 같기는 하거든요. 그런 부분은 좀 회피성 성격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대인관계에 대한 바람은 있으면서도 상대가 자기를 어떻게 보는 지에 민감해서 친밀한 관계를 잘 못 만드는 패턴. 이거는 지금 말한 두가지 성격에서 모두 볼 수가 있거든요. 근데 저는 이분 사연을 보면 상대에게 거절이나 비판당할까 하는 그 불안 그게 크다기보다는 나를 이렇게 대하는 혹은 대할 것 같은 상대를 인정할 수 없다 나한테 피해를 준다고 느끼는 쪽에 가까운 걸로 느껴져서 자기애적 성격이 더 가깝지 않나 이렇게 좀 느끼긴 했어요.
-사실 회피성 성격에선 불안이 메인이기는 하죠. 이 외현적 자기애 성격이 자극을 받아서 이렇게 분노반응을 보이는 걸 방귀 끼고 성낸다고 비유를 하는 게 있는데요, 이분의 경우에는 마음 속에 나는 방귀란 걸 뀌지 않는 사람인데 혹시 그렇게 오해받는 건 견딜 수 없다 그니까 남들하고 가까이 있지 말아야겠다 라는 마음으로 볼 수가 있을 거 같습니다.
-이분이 쉽게 포기해버리는 모습 뒤에는 나는 상처입어서는 안 되는 특별한 사람이야 라는 일종의 과대감이 있을 수 있다는 점, 자기애적 성격 그 중에서도 내현적인 모습이 많이 보인다는 말씀이시네요.
-이분이 윗사람들이랑 잘 지내는 게 보여요. 내가 대우받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무의식에 있어서 자기를 나이가 많은 사람과 동격으로 놓은 것일수도 있어요. 근데 또 어떻게 보면 그 형들도 이분이 나이가 어리니까 아무래도 다 수용적으로 대해줬을 수도 있고 이분 말처럼 막 경쟁해서 우위를 확인하게 되는 상황 자체가 없었을 거거든요. 아마 그래서 좀 안정감을 느끼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보기엔 너가 항상 다른 사람을 왕따시키고 있는 거 같다고 얘기를 해줬었거든요. 기본적으로 그런 분들은 마음 속에는 내 생각이 더 맞아 내 말을 들어야 돼 라는 그런 생각이 들어있으니까 다른 사람들 의견을 제대로 안 듣고 타협이란 게 되지가 않거든요. 그러니까 타인들 입장에서는 아 얘는 왜 자기 의견만 내세워 좀 건방져 보이거나 거만해보이기도 하고. 이 사연자분도 동갑 친구에게 져서는 안 되고 어린 선임을 인정하기 힘들었다 등에서 대인 관계에서의 기본 관점이 나이나 지위, 능력 같은 걸로 우열을 확인하는 데 좀 몰두하는 성향이 보여요. 또 동갑내기는 수준 맞지 않으니까 더 윗 레벨의 사람과 어울려야겠다 라는 생각이 있었을 수도 있을 것 같구요.
-성격이 형성된다고 하는 게 기본적으로는 타고난 기질이나 어린 시절에 어떻게 자랐는 지가 제일 중요한데, 유아기 이후에 자라나면서 겪는 트라우마들도 큰 영향을 줄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부당한 인격적 무시를 심하게 당하거나, 이민을 가서 인종 차별을 당하는 어떤 이런 일들을 통해서 자기애적 성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다른 측면에서 친구가 항상 한 명이라고 했는데, 혹시 친밀한 관계를 맺는 상대방에게 좀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어서 예를 들어서 오직 나를 위해서만 헌신하고 희생하길 기대했다가 당연히 잘 안 되니까 실망하고 포기를 하는 일이 반복된 건 아닌가 그런 식으로도 한 번 되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패턴도 자기애적 성격에서 있을 수 있는 성향이거든요.
-이분의 행동은 이제 이러한 심리로 볼 수 있다 라고 분석을 해봤는데, 그럼 이분한테 좀 어떤 조언을 선생님들 입장에서 드릴 수 있을까요? 이분이 사연 말미에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되는 걸까 라고 이야기를 하셨었는데요.
-일단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면담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흔히들 하는 말 중에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면담 치료하러 온 분들에게 성격은 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스스로 깨닫고 많이 노력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라고 말씀 드려요. 오늘 사연자분과 비슷한 분들 중 대다수는 아 내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이 이상했던거야 이렇게 생각하고 지나갈 수도 있는데, 이 사연 보내신 분께서는 스스로 뭔가 문제가 있다고 인식했기 때문에 평소에 심리 책도 찾아보고 사연까지 보냈잖아요. 이런 경우는 성격이 변하는 데 가장 중요한 관문을 이미 통과한 거라고 생각을 해요. 오늘 짧은 사연에 근거한 거다 보니 사연자분을 100% 분석한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자기애적 성향이 드러나보이는 건 확실한 거 같거든요. 그래서 아 나의 이런 모습들은 이런 점들이 있었을 수 있겠구나를 인식하시고 염두에 두면서 생활하시면 점차 변화가 생길 거라고 보고 면담을 받아보시는 걸 한 번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어쨌든 본인에게 장점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좀 더 찾아보시는 게 좋을 거 같구요. 아들러 개인심리학에서 보면 자기애나 자존감 때문에 이런 행동을 보이시는 게 아니라 친구들과 어울리기 싫어서 혹은 지금처럼 지내는 게 편해서 인간 관계를 포기하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너무 원인에 대해서 생각하기보다는 일단 어울려보고, 그 중에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 상담하면서 다뤄보는 게 더 좋을 거 같애요. 그리고 이렇게 사연을 자세하고 저희가 분석하기 쉽게 글을 써 주셨잖아요. 그거 굉장히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분석 상황에서도 자기 이야기를 잘 풀어내신다면 정말 많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저도 말씀드리고 싶은 게 아마 이 방송 들으시면 어쩌면 좀 숨기고 싶은 치부가 드러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을 거 같애요. 일반적으로 자기애적 성격을 가지신 분들은 어떤 성격에 지적을 받으면 화를 내고 치료자들을 깎아내리는 이런 패턴을 보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사연자분은 스스로 문제점을 찾고 성찰하려는 타입이신 거 같아서 저의 말씀을 듣고 되려 아 내가 부족한 사람이었나 라는 생각 때문에 자존감에 상처를 입지 않으실까 그면에서 걱정이 되네요. 어쩌면 성격의 원인이 어린 시절의 좌절 경험을 건강하게 극복하지 못한 데서 왔다고 하니까 부모님께 원망스러운 마음을 가질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거는 이제 이론일 뿐이구요 사실 한 사람의 성격 구조를 완전하게 파악을 하려면 전문가의 직접 면담을 통해서도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오늘 방송은 그냥 내 모습이 이렇게 보일 수 있겠구나 정도로 좀 편안하게 받아들여주시면 좋을 거 같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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